🧠 대충영어 100문 100답
대충영어 제2원칙은 "외우지 마라"다. 무책임한 말 같지만, 우리 모두 이미 경험했다 — 좋아하는 노래 가사는 외운 게 아니라 외워진 것이다. 그 과정을 훈련으로 재현하는 것이 자동기억이다.
강력한 소리 코드를 반복해서 들으면 뇌는 자동 기억 시스템을 가동한다. 의식적으로 외우려 애쓰지 않았는데 입에서 저절로 나오는 상태 — 모국어도, 노래 가사도 그렇게 몸에 붙었다. 눈으로 100번 본 단어는 사라져도, 귀와 입으로 100번 지나간 문장은 남는다.
KBS 스페셜 「당신이 영어를 못하는 진짜 이유」(2011)는 언어에 두 갈래 기억이 쓰인다고 정리했다. 단어와 문법처럼 의식해서 외우는 것은 **서술적 기억**이고, 혀·입술·호흡의 움직임처럼 몸에 배는 것은 **절차적 기억**이다. 앞엣것은 한 번에 저장되는 대신 그만큼 쉽게 빠져나가고, 뒤엣것은 여러 번의 절차를 거쳐야 남는 대신 잘 사라지지 않는다. 수영을 책으로 배울 수 없는 이유가 그것이다. 외운 영어가 시험 다음 날 사라지는 것도 같다 — 잘못 외운 것이 아니라 **다른 서랍에 넣은 것**이다.
언어학자 스티븐 크라센은 말하기 연습만으로는 언어가 늘지 않는다고 했다. 그가 대신 든 것이 "이해할 수 있는 입력(comprehensible input)" — 알아들을 수 있는 것을 충분히 듣는 것이다. 뒤집으면, 하나도 안 들리는 미드나 CNN을 계속 틀어 두는 것은 입력이 아니라는 말이 된다. 한글 속청이 **이미 아는 한국어**에서 시작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조급해할 필요 없다 — 4개월 차에 자동기억이 되기 시작하면 빠른 편이다. 매일은 변화를 못 느끼지만, 어느 날 문득 생각보다 먼저 입이 움직이는 순간이 온다. 그때까지 필요한 것은 의지가 아니라 반복이고, 반복을 지탱하는 것은 재미다.
외우는 영어는 시험이 끝나면 사라지고, 외워지는 영어는 평생 남는다. 10,000단어를 머리에 구겨 넣는 대신, 핵심 200문장(약 350단어)을 귀와 입으로 체득하라 — 미드의 80%가 그 안에 있다.
외우지 마세요 — 반복하세요.
출처
《대충영어 100문 100답》(오승종, 2026) Q18·Q52·Q53·Q54·Q55를 재구성. 서술적/절차적 기억은 KBS 스페셜 「당신이 영어를 못하는 진짜 이유」(2011.12.18), 이해할 수 있는 입력은 Stephen Krashen 의 입력 가설 — 둘 다 오쌤 블로그의 정리를 따랐습니다. 5단계 전체 훈련은 [[daechung-five-steps]], 50단어 이야기는 [[fifty-words-english]], 왜 안 들리는지는 [[why-english-doesnt-click]] 참고.
원문 기사 보기 →※ 이 글은 위 자료의 핵심을 요약·재구성한 것입니다.